영화 오펜하이머 '등장없이' 대사 한마디로 관객 소름돋게 한 역대급 인물 (명대사, 평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에는 '명배우'들이 역사적인 인물들을 연기해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하지만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고 배우의 대사 한 마디에 많은 관객들의 소름을 끼치게 한 실제 인물이 조명되고 있습니다. 바로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위해 정치적으로 싸워준 존 F. 케네디 대통령입니다. 두 사람은 실제로도 남다른 인연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영화 오펜하이머 내용 관련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 오펜하이머 개봉 후 216만명 관객 동원..박스오피스 1위 지속
영화 오펜하이머는 국내에서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개봉한 후 현재까지 관객수 216만명을 넘어서며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실존 인물이었던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동료 과학자들과 나치에 맞설 핵폭탄을 제조하는 '맨해튼 프로젝트'와 '트리니티 실험'을 하고 일본 원자 폭탄 투하 후 겪는 딜레마를 그린 작품입니다. 원작인 오펜하이머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기반으로 제작된 놀란 감독의 신작 영화입니다.

영화 오펜하이머에는 실제 맨해튼 프로젝트와 트리니티 실험이 이뤄지던 1940년대 활동했던 실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킬리언 머피가 연기한 오펜하이머부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하 로다주)가 연기한 루이스 스트로스 제독, 맷 데이먼이 연기한 레슬리 그로브스 장군, 베니 사프디가 연기한 에드워드 텔러, 오펜하이머의 연인이었던 에밀리 블런트의 캐서린 키티, 플로렌스 퓨의 진 태틀록 등 실화와 연관된 인물들이 모두 나옵니다.

'명배우'들 열연 속에서도 빛난 존 F. 케네디 대통령 언급 장면
이들은 명배우들의 '열연'을 바탕으로 전세계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관객들에게 마치 실존 인물들이 살아돌아온 것과 같은 경험을 선사했는데, 한 인물만큼은 실존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관객들을 '소름끼치게' 했습니다. 바로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입니다.
영화 오펜하이머 후반부에는 오펜하이머를 공산주의자로 몰아넣기 위한 루이스 스트로스 제독의 계략과 이를 두고 치열하게 펼쳐지는 양 쪽의 청문회 장면이 주를 이룹니다. 루이스 스트로스는 오펜하이머에게 개인적인 앙심을 품고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지속적으로 모함했습니다.

당시 '매카시즘' 열풍이 불던 시기, 오펜하이머가 공산주의자이며 심지어 소련 스파이라고 누명을 씌웠던 인물이 루이스 스트로스입니다. 결국 매카시즘 분위기에 맞춰 오펜하이머는 '반국가적인 인물'로 낙인찍히기 일보 직전이 되었고, 정치권에 의하 몰락한 과학자로 내몰렸지만 존 F. 케네디는 오펜하이머 곁에 서있던 몇 안되는 신흥 정치인이었습니다.
1959년 루이스 스트로스 제독은 당시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상무 장관직에 오르기 직전이었습니다. 청문회만 통과하면 장관직은 따놓은 당상이었지만, 해당 청문회에서 스트로스 장관 후보가 개인적인 원한으로 오펜하이머를 소련 스파이로 누명을 씌웠다는 사실이 폭로되고 장관직에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실제로도 스트로스 제독은 당시 찬성 46표, 반대 49표를 받았습니다. 단 3표 차이로 상원 인준 표결에서 무너지고 말았는데, 그때 스트로스 제독에게 반대표를 던진 신인 정치인이 바로 존 F. 케네디였던 것입니다.

스트로스 장관 청문회 장면에서 '대사 한 줄'로 등장한 존 F. 케네디
해당 장면은 영화에서도 묘사됩니다. 표결 결과로 장관 취임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은 로다주의 스트로스는 배우 올든 에런라이크가 연기한 상원 보좌관에게 누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묻습니다. 이에 보좌관은 "메사추세츠 한 젊은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라고 답하고 이름을 묻는 스트로스의 말에 "케네디요. 존 F. 케네디"라고 답했습니다.
케네디 당시 의원은 영화 속 대사도 없고, 얼굴도 등장하지 않고 제3자의 대사로 딱 한번 등장하지만 관객들에게 큰 '임팩트'를 남겼습니다. 일부 미국 극장에서는 케네디가 대사로 언급되자 환호성이 들리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도 "오펜하이머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소름돋았던 인물"이라는 제목으로 케네디 대통령을 소개하는 글들도 여러차례 올라왔습니다.

존 F. 케네디의 오펜하이머 명예 회복 시도는 '역사적 사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오펜하이머를 향한 진심은 역사적으로도 사실입니다. 훗날 제3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JFK는 1963년 오펜하이머에게 물리학 분야 최고 영예인 '엔리코 페르미상' 수여를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케네디 대통령 암살로 인해 린드 B. 존슨 대통령이 상을 수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과학적 업적을 국가로부터 인정받았으나 당시까지도 영화에 나온 '보안 허가'를 다시 취득하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1967년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요. 오펜하이머는 2022년 12월이 되어서야 미국 에너지부가 오펜하이머 보안 허가 취소 결정을 철회하면서 명예가 다시 회복됐습니다. 수 십 년이 지나서야 미국 정부가 당시 오펜하이머 청문회가 불공정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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